많은 분들이 아기 머리를 직접 잘라주는 것을 꿈(?)꿉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몇 번의 실패 이후 제 능력부족을 인정하고 아기 미용실에 데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아기를 미용실에 데려가는 일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여유도 없고, 다른 손님들의 눈치도 봐야하니 마음만큼은 집보다 더 편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되면 미용실에 데려가서 잘 자릅니다. 물론 아직도 불편해하는건 있지만 분명 적응을 잘한 것 같은 모습입니다. 오늘은 아기 미용실 데려갈 때 팁과 저의 경험담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아기 미용실 데려가게 된 이유
셀프 미용을 하기 위해 저소음, 저자극 바리캉을 구입했습니다.
바리캉으로 셀프이발 하는 것은 아기가 돌 되기 이전까진 괜찮았습니다.
그냥 눕혀놓고 장난치며 자르니 쥐도새도 모르게 자를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딱 돌이 지나고 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저소음 바리캉이라 해도 소리에 유독 민감했던 저희 아이는 바리캉만 손에 들어도 울기 시작했고, 저항이 심해지며 자칫하다간 다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생각해보니 다친적도 있습니다. 작은 가위로 긴 머리를 자르려다가 귀 위에 살을 찌른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영부영 자르다보니 머리 모양도 엉망이었습니다. 돌이 지나면서 아기 외모에 전성기가 찾아오는데 머리는 얼룰덜룩 엉망진창 그 자체였네요
첫 번째 아기 미용실 방문
처음 방문한 미용실은 키즈미용실로 의자도 자동차나 비행기 모양으로 꾸며진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난감도 많아 아기가 볼 것에 정신팔린 사이 디자이너분께서 순식간에 잘라주셨습니다. 울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만족하고 두 번째 방문을 했습니다.
두 번째 아기 미용실 방문
첫 번째가 돌사진 찍기 위해 돌 직전에 갔다면, 두 번째는 약 13~14개월 사이에 방문했던 것 같네요.
아기는 돌이 지나면 하드웨어는 그대로여도 (겉모습) 소프트웨어는 모든게 바뀐다고들 하죠 (속 마음)
인지능력이 대폭 향상되어서인지 미용실이란 존재를 알고, 바리캉과 가위소리, 잘려나가는 머리를 보며 대성통곡을 합니다. 꽉 붙잡고 자르긴 했지만 이러다 애가 잘못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강성울음을 보였습니다.
세 번째 아기 미용실 방문 ~ 두돌까지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 육아철칙은 무조건 아기의 편의에 맞춰주는게 아니라, 아기가 세상에 잘 녹아들고 잘 살아가도록 도와주는게 부모의 역할이다 라는 생각이 있거든요
미용실 역시 가야하는 곳입니다. 카시트나 병원처럼 타협없이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응해야 하는 곳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미용실의 문을 두드렸고, 아기는 그때마다 저항했지만 두돌이 지난 지금은 아기도 수긍했는지 알아서 의자에도 앉고, 집에서도 미용실 놀이도 하고 그럽니다.
물론 그 과정이 험난하긴 했으나, 돌이켜보면 적당한 시기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합니다.
아기 미용실 데려갈 때 팁
1. 기저귀와 여벌옷은 필수
특히 여벌옷은 무조건 가져가야 합니다. 아기의 저항이 거세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옷 여기저기 많이 떨어집니다. 머리카락은 옷에 박혀서 잘 빠지지도 않아서 가급적 안입는 옷을 입히고 자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사람이 많이 없는 시간에 방문하세요
사실 미용실에서는 사람이 많건 없건 신경을 안쓰시는 것 같지만,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기가 소리지르며 울면 신경쓰이기 마련이고 마음도 조급해지며, 그 불안감이 아기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사람이 없는 시간대 (평일 주간)에 방문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3. 예약시간보다 20~30분 먼저 가세요
아기는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미용실 환경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곳에 적응할 틈도 없이 가자마자 의자에 앉아서 바리캉 소리를 들려주면 무서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예약시간이 1시라면 12시30분정도쯤에 미리 가셔서 다른 사람들 머리 자르는 모습도 보여주시고, (부모가 직접 자르면 금상첨화) 충분히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세요. 훨씬 더 수월해집니다.
4. 집에서 미용실 역할놀이를 즐겨 해보세요
저는 집에 사다놓은 바리캉이 있어서 그걸로 역할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미용실 관련된 육아서적도 많습니다. 그런걸 지속적으로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미용실이 뭐하는 곳인지 알게 되고, 한결 더 편안한 마음으로 미용실에 갈 수 있게 됩니다.
저희 아이는 드라이기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던 아이였습니다. 아마 소리에 상당히 민감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잘 적응해서 집에서 드라이기도 잘 하고, 미용실도 아직은 두려운 표정이 역력하지만 이겨내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합니다.
마치며
무엇보다 부모가 부드럽지만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중간에 물러서거나, 불안해하지 마시고 끝까지 해야한다는 점을 부드러운 말투지만 강인한 모습으로 말해주세요.
우는 모습을 보고 중간에 포기해버리면 아이는 ’울면 엄마가 마음이 약해지고, 나를 꺼내주겠구나‘ 라는걸 바로 직감적으로 느낍니다.
사실 제게 있어 미용실 문제는 제 육아 고민에 포함도 되지 않았을 정도로 미용이란게 의외의 복병이었는데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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