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경찰신고 후기, 익명으로 신고 가능합니다.

이웃 잘 만나면 천운이라고들 합니다. 이사오기 전까지는 생각나지도 않던 말이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뼈저리게 느껴지는 말입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경찰신고까지 하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다행히 익명으로 가능한 층간소음 경찰신고 후기, 간략하게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층간소음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아파트가 거주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아파트의 대부분은 벽간식 구조로 지어져있습니다.
제가 건설구조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만, 많은 전문가분들의 말을 인용하여 말씀드려보자면 벽간식구조는 층간소음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이사온 이 집도 2004년식으로 벽간식구조로 지어져있습니다. 1군 건설사 아파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소음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어느정도의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시공방식의 문제라 이해합니다. 어찌 사람 사는 집이 절간처럼 조용할 수 있을까요

살아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층간소음에 대한 법적기준이 완화되기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층간 콘크리트가 두껍게 시공되어 있어 소음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합니다.
다만 연식이 수십년은 된 아파트들이기 때문에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다른 불편함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층간소음 신고하게된 이유

층간소음-아파트

하지만 밤 늦게까지 고함지르며 싸우는 소리와 분에 못이겨 발을 쾅쾅 구르는 소리에 잠을 깨는게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일상이 되자 너무 피로해지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을 고민하고 참았습니다. 중간중간 관리사무실에 민원전화를 넣긴 했지만 관리사무실이라고 별 방법이 있을까요
그저 그때그때 인터폰하여 민원이 들어왔다고 전달만 해주실뿐, 그 어떠한 것도 강제할 수 없어서 서로가 답답해하는 상황이 반복될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슬리퍼를 포장하여 쪽지와 함께 문고리에 걸어두어보았습니다.
혹여나 기분 상할까 인터넷에서 여러 멘트도 차용해보고 하며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윗집에서 내려와 너무 기분이 나쁘다, 당황스럽다, 공동주택에 살면 이 정도 소음은 감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적반하장의 멘트를 들었습니다.

그 날 먹었던 저녁 바로 체했습니다.


층간소음 경찰신고 효과 있을까?

그래서 결국 층간소음 경찰신고를 감행하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112에 문자만 넣어도 신고접수가 됩니다.
그래도 제가 해본 방법 중에선 가장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기도 해서, 제가 윗집과 직접적인 트러블이 발생하면 괜히 아이나 가족에게 해가되는 일이 생길까봐 마찰은 최대한 피하려는 편입니다.
그래서 편지를 전달했을 때를 제외하곤, 윗집과 한 마디 대화도 직접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오죽하면 층간소음 경찰신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밤 11시 30분정도 막 잠이 들려던 찰나에 또 물건 집어던지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난무하여 잠에서 깨었고, 바로 112에 문자를 넣었습니다.

내용은 대략
’00동 00아파트 00동 00호에서 지속적으로 비명소리와 물건 집어던지는 소리가 납니다. 소리가 너무 불안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한 번 순찰 부탁드립니다’
정도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몇분 후 경찰분께서 전화를 주셨고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더니 출동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때 저한테 아랫집이냐 물어보셨는데, 그냥 이웃집이라 대답드렸습니다. 저는 제 신분이 최대한 노출되지 않길 바라니까요
그럼 경찰도 신고한 세대가 윗집인지 옆집인지 대각선집인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몇분 후 경찰이 벨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몇마디 대화를 한 것 같았습니다. 정확히는 못들었지만요
그리고 그 날은 더 이상 소란피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는데 동네 창피해서 그런지 그 후 며칠동안은 꽤 잠잠해졌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글을 작성하는 현재 시점 기준으로는 다시 싸우는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브레이크가 좀 걸리는 느낌입니다.
최소한 저의 경우 직접 얘기하는 것보다 경찰이란 채널을 통해 얘기하니 조금은 먹히는듯 했습니다.


남발은 절대 금물, 하지만 너무 힘들다면 요청해보세요

약간의 소음이 들렸다고 매번 신고한다면 경찰 입장에서도, 신고자 입장에서도, 이웃 입장에서도 여간 피곤한 일이 될겁니다.
그래서 절대 익명이 보장된다 하여 층간소음 경찰신고를 남발하셔선 안됩니다.

다만, 정도가 심하다 판단된다면 한 번쯤은 순찰을 요청하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경찰이 출동해도 조용하라고 강압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강제할 수도 없구요
하지만 일반시민 입장에서 경찰이 우리 집에 출동하면 긴장하기 마련입니다. 그저 그들이 소음에 대해 인식할 수 있게 환기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요즘 층간소음 관련된 네이버카페 커뮤니티를 자주 눈팅합니다.
보다보면 우리 윗집은 양반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층간소음으로 고통받는 분들 모두가 해방되길 바라며 짤막한 후기글을 남겨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같이 보시면 좋은 글
가위 눌리는 이유, 수면마비 대처법은 무엇이 있을까?
커피 콜레스테롤 상관관계, 그래서 전 카누를 마십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