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아기에게 고열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내원하니 콕사키 바이러스 감염증, 포진성 구협염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 아기는 지난 주에 진단을 받은 이후 지금은 치료되어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희 아기와 같은 병명을 진단받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드리고자 글을 작성해봅니다.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물론 가볍게 여길 병도 아니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병이니 치료기간동안 아이의 보챔을 잘 견뎌내고, 아기가 덜 힘들게 옆에서 지켜봐주시면 됩니다.
콕사키 바이러스 감염증이란?
콕사키 바이러스는 종류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장 유명한 종은 우리가 ‘수족구병’이라 불리는 그것입니다.
수족구병 역시 콕사키 바이러스 A16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즉, 수족구는 콕사키 바이러스의 한 종류입니다)
연중 특히 봄철에 유행하는 가장 흔한 감기이며 전염경로로는 분변, 피부, 입을 통해 아이들끼리 쉽게 전파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요즘 야외 물놀이장, 바닥분수 등을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야외 물놀이장이나 바닥분수의 경우 상수도와 하수도를 따로 구분하여 사용하지 않고 보통 물을 ‘순환’시켜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아래의 사진은 물놀이형 수경시설의 수질 관리 기준을 가져온 것입니다)
바이러스 유형은 A19, A16, B2-5, A군 등 매우 다양하며 하나의 유형군에 감염되어 병을 앓더라도 다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이러스 형에 따라 질병 양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며 증세의 세기는 연령과 반비례합니다. 즉, 어리면 어릴수록 바이러스 감염도 쉽고 더 증세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콕사키 바이러스 증상은?
1. 수족구병
A16이 주 원인으로 나타나며 입안의 궤양과 함께 손과 발에 발진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수족구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포진성 구협염 (herpangina)
콕사키 바이러스 A군에 의해 발병하며 주요 특징으로는 38~40도 수준의 고열이 약 4-5정도 지속되며, 목과 입천장 (주로 연구개)에 여러 개의 수포성 궤양이 생깁니다.
때문에 목이 아파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며 증세에 따라 침 삼키기도 힘들어 침을 질질 흘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기 때문에 칭얼거림이 심해집니다.
간혹 구토를 동반하거나, 작고 불긋한 피부 발진이 손과 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3. 위장관 증세
구토나 복통 설사 등을 동반합니다. 만약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면 우유나 두유같은 유제품 그리고 주스같은 제품을 먹이지 말아야 합니다.
4. 급성 결막염
갑자기 눈꼽이 많이 끼거나 눈이 충혈되어 보이는 급성 결막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콕사키 바이러스 치료는?
보통의 아기들간 전염되는 전염병들이 그렇듯 항바이러스제가 없으며, 해열제를 투여하여 고열을 일시적으로 내리고 목에 생긴 염증이 완화되도록 시원한 물이나 음식을 자주 먹이는 등의 대증요법을 사용합니다.
만약 먹는 것을 너무 힘들어해서 잘 먹지 못하고, 기운이 없고 축 쳐져하는게 보인다면 아이스크림같은 찬 음식을 먹여 열량을 보충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수족구병을 아이스크림병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고열이 지속되거나 구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즉시 병원으로 내원하여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증세에 따라 정맥주사를 맞히거나 입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합병증으로는 중이염이나 후두염, 폐렴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증세가 완화됐더라도 다시 한 번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콕사키 바이러스 치료 후기
1일차 : 평소보다 오전잠을 늦게까지 자고 일어났습니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 열을 재보니 38.9도가 나왔고 아침을 먹인 뒤 바로 소아과로 향해 콕사키 바이러스 진단을 받았습니다. 부루펜 계열의 해열제 물약을 처방 받았는데요. 여기에 소염제 성분이 섞여있어 목에 난 궤양에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 받았습니다.
2일차 : 첫째 날보다 더 힘이 없고 약효는 약 4시간정도 뒤면 사라졌기 때문에 4-5시간 텀으로 약을 꾸준히 먹였습니다. 단, 자고 있을때는 먹이지 않았습니다. 수면 중에 깨워서 먹여야 하나 많이 고민했었는데 약을 먹이는 것은 아기가 힘들어하지 않기 위함이고, 잠을 깨워서 컨디션이 안좋아지면 오히려 치료에 더 부정적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단, 너무 심한 고열이 나서 잠을 자는 것도 힘들어한다면 먹이는 것이 맞겠습니다)
3일차 : 여전히 컨디션이 안좋고 칭얼거림이 더 심해졌었습니다. 이 때부터 온몸에 열꽃처럼 붉은반점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4일차 : 열꽃이 더 퍼지고 진해져서 병원에 다시 내원했습니다. 열꽃이 나면 더 이상 전염성은 없고, 곧 완화될거라 설명 받았습니다. 다행히 중이염이나 그 외 합병증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열은 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5일차 : 열도 올라가지 않고 열꽃은 자국이 있지만 그래도 간지러움이 덜한지 칭얼거림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 때부터는 거의 평상시와 비슷한 일과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포인트는 해열제는 아기의 힘듦을 덜어내주기 위함이므로 굳이 잘 자는 아기를 깨워서 먹일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잘 먹지 못한다면 아이스크림같은 시원한 음식을 먹여서라도 탈수를 방지하고 열량을 보충시켜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